경남지역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2~3식 급식노동자에 대한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초·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급식노동자가 하루 한 끼에 대한 노동을 하는 것에 비해 유치원과 고등학교에서 일하는 급식노동자는 하루 2~3식을 준비하면서도 임금 등의 처우는 1식을 준비하는 노동자들과 동일한 실정이다.

게다가 초등학생보다 고등학생이 섭취하는 식단의 양이 많고, 하루 2~3차례 식단을 준비하는데도 급식종사자 인원은 하루 1식을 준비하는 초중학교와 같은 비율로 배치되어 있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고등학교 학교급식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병가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일사병으로 쓰러지고 허리와 다리를 다치는 등 각종 재해에도 노출되고 있다.

2~3식 학교급식노동자 인력 보강해야

2~3식 급식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는 학교급식노동자 수는 편차가 있으나 폭을 크게 다르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급식노동자 한명이 담당하는 급식인원은 최대 62.3명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면 전국의 학교급식노동자들은 1인당 130~175명의 급식인원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는 12일 경남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3식 급식노동자들의 인원보강을 촉구했다. 경남지부가 우선적으로 요구하는 인원은 1인당 100명의 급식인원이다.

경남지부는 “세 명이 해야 할 일을 한 명이 감당하며 삼중의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급식노동자들은 화상, 골절, 근골격계 질환 등 산재사고에 항시적으로 노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방학근무에 대한 주차지급논란, 광복절과 같은 국경일을 무급으로 처리하며 고된 노동에 대한 보상은커녕 자괴감을 느끼게 하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최근 경남지역 한 고등학교에서는 하루 쉬었다가 동료들에게 미안해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한 노동자가 갈비뼈가 부러져 입원하는 사례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남지부는 “대체인력이 없으면 강도 높은 노동을 다른 동료들이 더 힘들게 감당해야 하는 현실에서 자신의 몸이야 어찌되었던 일을 해야 하는 것이 급식노동자들의 처지”라며,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2~3식 급식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대책을 즉각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경남교육청에 촉구했다.

노동강도가 높은 업무에 인원을 추가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

급식현장에서 일하는 한 영양사는 “2~3식 급식노동자는 하루 최대 900명씩 공휴일도 없이 12시간을 일하고 있다”며, “교육청은 노동자들의 절박한 현실을 감안해서 추가 인력을 지원하고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른 노동자는 “시간 수당이 12시간으로 묶여있어 12시간을 초과해서 일해도 수당은 나오지 않는다”며, “하지만 엄마의 심정으로 급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노총경남지역본부장은 “새 정부의 정책 가운데 좋은 일자리 창출은 중요한 정책중의 하나”라며, “노동 강도가 높은 곳에 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효과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현장에서 노동자의 행복지수가 높으면 생산의 질도 상승하게 된다”며, “이것은 노동자의 문제이전에 학교 아이들의 문제이고, 노동자의 행복지수가 높아지면 아리들의 급식과 교육의 질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구자환 기자

민중의소리 전국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주로 경남지역을 담당하며, 영화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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